암스테르담에서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아인트호벤의 중심가에는 아인트호벤 디자인 아카데미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아인트호벤은 매년 더치디자인위크 주최지역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인트호벤 디자인 아카데미는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국내나 해외에서도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유학으로 많이 가기도 하는데

제품 겉모습에 가려진 윤리적, 심미적 가치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적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맥락에 대한 디자이너 개개인의 통찰력과

견해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도록 교육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로 사회적 이슈나 메세지를 담아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많이 배출하기도 했는데

실제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 프로세스나 교육 환경을 알기 위해 방문하였습니다.

 

탐방 당시 기말고사가 끝난 바로 뒤라 학교 내에서 전시하고 있는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실제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한인 유학생과 함께 인터뷰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과제 전시와 목재 작업 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목업실 모습.

 

Q 01. 아인트호벤 디자인 아카데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아인트호벤의 교육 프로세스는 기존 산업디자인 학교와는 다르게 개인의 초점에 맞추어서 다양성을 존중해줄 것 같았다.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 학교지만 해외에서는 디자인으로 많이 알려진 학교이며 세계적으로 굵직한 디자이너를 많이 배출한 것도 큰 이유 중에 하나였다. 

 

 

Q 02. 한국에서 학부를 졸업했다. 네덜란드와 한국에서 디자인을 할 때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국에서의 학부 시절 땐 소비자와 생산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많이 했다면 현재 다니고 있는 ‘Contextual Design’ 과는 조금 더 창작자의 개성과 관점, 철학 등 다양한 이야기를 중요시하는데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또한 수업 방식에 있어 우리나라는 교수와 학생에 관계가 다소 수직적인 형태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네덜란드는 개방적인 분위기 안에서 격식보다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달랐다.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학생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방향성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엔 다소 생소하기도 하고 기존에 배우던 수업방식과 달라 힘든 점이 있기도 했다.

 

또한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조금 다른 것 같다. 현재 학교에서는 재료를 가공할 수 있는 많은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으며, 지역 내에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인력을 고용하여 학생들의 제작 과정을 도와주고 있다. 그 외에 실크 스크린과 도자, 레이저, 프린트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목재가공뿐 아니라 금속가공, 도자, 스크린실크, 프린트, 레이져 등 다양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구비되어 있는 모습. 

 

Q 03. 다른 디자인 학교 보다도 디자이너에게 사회적 이슈와 가치를 많이 반영하도록 교육하는 것 같다. 무엇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나?

사회적 이슈와 가치에 대해서 다루기는 하지만 학교 자체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거나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학생들이 이러한 부분에 관심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자율성과 학생의 관점을 존중해준다. 사회적 문제와 이슈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고 작품에서 해결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더라도 창작물을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학교에서 가장 중점으로 가르치는 부분은 학생의 생각과 철학적인 부분이다. 그래서 수업을 통해 디자인적 미감보다는 깊이 생각하고 토론을 많이 하며 생각을 확장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교육을 주로 진행한다.

 

수업 중 재미있다고 느낀 점은 나라별 학생마다 자국가 문제들을 다루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대만 학생들은 국가가 가진 정체성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하고 분쟁 국가에서 온 친구는 지뢰나 안전 문제들을 작업으로 풀어내는 경우를 종종 살펴볼 수 있었다.

 

 

Q 04. 더치 디자인이라고 하면 실험적인 디자인을 많이 떠올리게 되는데 학교나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장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 해 10월마다 열리는 더치 디자인 위크를 아인트호벤 전 지역에서 진행하는 걸 살펴보면 그 규모와 파급력을 보았을 때 다양한 협력 기관들이 함께 밀어주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아인트호벤 아카데미 학생들은 더치 디자인 위크 때 전시를 진행하는데 해외 여러 곳에서 영디자이너를 발굴하러 오기도 하고, 그 기회로 학생들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많은 학생들이 입학 시 기존에 형식적인 산업 제품에 질려 자신만의 생각이 담긴 창작물을 만들고자 온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창작물들을 더 실험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남거나 버릴 목재를 다시 쓸 수 있도록 마련해둔 캐비넷. 
실제 학부생들의 환경과 관련된 작업물, 학부 역시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Q 05. 더치 디자인 위크에서는 업사이클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꾸준히 눈에 띈다. 환경문제에 집중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느끼는가? 

 

학생들이 업사이클과 관련된 부분을 많이 다루기는 한다. 다만 단순히 환경적인 부분만을 생각하는 일차원적인 업사이클보다는 그 안에 창작자의 생각과 철학이 담기며 디자인을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환경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학생들도 상당수 있으며 환경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여 이러한 부분들을 디자인 컨셉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석사 과정 중 ‘ Social Design ’ 과와 새로 생기는 ‘ GEO Design ’ 과가 있는데 이 2개의 과가 조금 더 사회적인 문제들을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

 

 

Q 06. 환경문제가 최근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디자이너로서 가져야할 책임 혹은 임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환경 문제에 대해서 분명히 생각해야 하기는 하지만 너무 치중하다 보면 창작자로서 제한이 많아지고 할 수 있는 디자인이 적어지기 때문에 환경 분야는 조금 더 전문적으로 환경을 다루는 사람들과 함께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디자이너로서 재료를 효율적으로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폐기물이 안 나올 수는 없지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디자인을 통해 조금이나마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seekers see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