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12년 9월 25일자

한겨레경제연구소 섹션지 HERI Review 10면 게재 

원문보기 


‘2012 시커스’ 해외 사회혁신 현장 보고

사회적기업 혁신모델 탐방단 ‘2012 시커스’가 외국 사회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돌아왔다. 모두 12개팀 35명의 청년들이 참가해 아시아, 유럽, 미국 등 6개국 50여곳의 사회적기업, 엔지오(NGO) 등의 사업현장을 탐방했다. 커뮤니티비즈니스, 협동조합, 공정여행, 문화예술 네 분야 탐방단이 꼽은 대표적인 사회혁신 사례를 소개한다. 이 탐방은 사단법인 씨즈가 주관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교보생명이 후원했다.


지역밀착 공공정보포털 일본 ‘마이프레’

자전거로 돌 수 있는 동네 소식 마이프레

정보기술(IT) 거품이 한창이던 2000년 도쿄, 대학을 졸업해 첫 직장을 얻은 한 청년은 월급을 받아 어머니에게 컴퓨터를 선물했다. ‘무엇이든 안방에서 살 수 있다’던 인터넷이었지만, 정작 어머니가 찾던 동네 세탁소는 검색되지 않았다. 대대로 내려온 우동집, 카레집도 없었다. 즉석만남을 주선하는 성인사이트는 번성했지만, 지역에 밀착한 공공정보는 부족했다. 지금의 지역포털 ‘마이프레’를 만든 이시이 다케하루 대표의 창업 동기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나 ‘마이프레’(My Place, My Pleasure)는 지역 상점의 점포주들이 직접 내용을 기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매월 요금을 내고 오늘의 메뉴, 가게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화 등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올해 여름까지 전국 1만571개 점포, 지바 후나바시에는 400여 점포가 등록한 상태다. 이즈모 같은 시골의 가게가 소개되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게 된 사례도 있다. 점포주가 정보를 올리면 회사에서는 직접 취재해서 내용을 확인해 게재한다.

직원 수는 30여명. 하지만 전국에 28개 사업 파트너, 100여명이 마이프레를 함께 만들어간다. 인쇄, 정보기술, 미디어 회사 등 지역활성화 취지에 공감하는 회사들에 운영 노하우와 시스템을 제공하고 해당 지역의 ‘마이프레’를 맡기는 방식이다.

지자체도 협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폐쇄적인 분위기 속에 “전례가 없다”는 문전박대를 받으며 수백곳을 돌아야 했지만, 창업 6년차에 가와사키시와 처음으로 협력의 기회가 싹튼 이후, 지금은 지자체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연락이 곧잘 온다.

마이프레의 안내대로 옛 상점가를 걷다 보면 130년 4대째에 접어드는 ‘가와모리상점’을 만난다. 가와모리 부부는 “10년 전 컴퓨터를 쓰지 못하는 우리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며 진심으로 설득했다”고 회상한다. 추천제품을 올리면, 주문을 하는 손님이 생겼다. “백화점에서 팔지 않는 제품,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대대로 판답니다”라는 푸근한 자랑이다. 조각보팀



문화협동조합 이탈리아 ‘볼리 그룹’

이탈리아의 문화협동조합 볼리 그룹

청소년 교육과 영상제작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를 혁신하는 미디어그룹 볼리는 2003년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바꿨다. 볼로냐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로고에는 ‘열린 지식’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볼리는 ‘협동’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볼리를 창업한 로베르토 리플레는 “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협업할 때 지속 가능해지고 역량도 커진다”고 말한다. 볼리 직원 150명 가운데 130명이 조합원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를 가진 대표’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볼리는 볼로냐시, 교육청과 협력해 청소년이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살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청소년이 공익성 있는 축제를 하거나 학교 행사를 할 때 전문가들을 보내 재미와 의미를 더해준다.

청소년의 인성을 키우기 위해 여름학교를 열어 2~3개월 동안 현장학습, 예술 교육 등을 하기도 한다. 또 지역 라디오 방송을 하고 신문을 발행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음악,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그밖에도 영화제를 열고 소비자들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강습을 진행하는 등 지역이 문화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리플레 대표는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협동조합으로 함께할 때 능력이 더 커진다”며 “어떤 경제위기가 오더라도 볼리는 강한 조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포살롱팀



열린 교육의 네트워킹대학 일본 ‘시부야대학’

마을이 대학이다 ‘시부야대학’

일본에서 가장 큰 캠퍼스를 가진 대학은 시부야대학이라고 한다. 마을 전체가 바로 대학이기 때문이다. 시부야대학에서는 누구나가 학생 또는 선생이 될 수 있다는 콘셉트로 시부야 지역의 사람, 공간, 교과과정(커리큘럼)을 연결해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초고속 경제성장과 그에 뒤이은 거품 붕괴, 그리고 대지진의 경험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위기를 경험한 일본은 기업, 정부, 민간에서 대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이때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고 개개인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배움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부야대학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시부야대학 수업은 2006년 첫발을 내디딘 이래 현재까지 700개 이상의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 발견하기, 사진 찍는 방법, 여행에서부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수업까지 내용의 폭이 넓다. 참가했던 사람들은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임을 만들어 계속 활동을 하기도 한다.

또 지역 행정기관이나 기업과 연계한 사업도 있는데 예를 들면 당국과 함께 평생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맥주회사와 시부야에서만 마실 수 있는 맥주를 함께 기획해서 홍보하기도 한다.

현재 이 모델은 9개 지역으로 확산됐다. 시부야대학은 초기에 디자인 또는 누리집(홈페이지) 자료 등 기본 자료를 제공하지만 운영이나 수업은 지역의 실정과 환경에 맞게 변용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들은 자매결연을 통해 좋은 사례는 서로 공유해 해당 지역에 제안을 하기도 한다. 아울러팀




지역기반여행 캄보디아 ‘반테이 츠마르’
캄보디아의 생태여행 네트워크 반테이 츠마르

지역기반여행(Community Based Tourism·CBT)은 관광을 통해 환경과 문화를 보존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지역 공동체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개발전략의 하나다. 캄보디아의 웅장한 앙코르와트 유적지 근처에 있는 반테이 츠마르 마을은 이러한 지역기반여행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마을이다.

반테이 츠마르 마을은 주민들이 안내원, 요리사 등으로 직접 나서고, 자전거 트레킹, 홈스테이, 전통음악 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과 함께한다. 예를 들면 관광객에게 마을의 힌두교 사원 유적지를 주민이 직접 안내해주고, 마을 아낙네들은 여행객을 위해 밥을 지어준다. 밤이 되면 여행객들에게 전통 악기 연주를 들려주고, 연주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반테이 츠마르 지역기반여행은 단지 구경하는 관광이 아니라 현지인과 동화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마을 주민이자 이곳 유적지 가이드인 폰록은 자신의 마을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반테이 츠마르의 장점은 사람과의 소통”이라고 말했다. 원타임팀





Posted by seekers seeds

댓글을 달아 주세요